2011.05.21 00:46



살아가는 일이 온통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도, 죄를 짓고 벌을 받는 일도, 살아서 누리고 죽으며 놓고 가는 일도, 한번 빠져들면 쉽게 나올 길을 찾지 못하는 거대한 미궁에 갇힌 것만 같습니다.

기어코 이 미어를 풀어보겠노라 머리가 터져라 골몰할 때까지, 나는 아직 젊었든가 봅니다. 나를 사로잡은 비운을 해명해보겠노라 전전반측 밤을 지새울 때에, 나는 여전히 삶의 비밀을 모르는 철부지였든가 봅니다.





전생의 업보로 계집으로 나서도, 왜 사내보다 오래 사는지 아시오? 군밥을 먹고 때로는 굶고 이녁 입보다 식솔들 입을 먼저 걱정하는 처지지만, 음식을 지을 떄 간을 맞추느라 한모금, 먼저 맛보는 그것이 있지 않소? 간을 보는 힘으로 사오, 그 한 모금의 힘으로 사오.




나는 잘근잘근 시간을 씹어 삼켰습니다. 이가 아니면 잇몸으로라도, 깨물어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느덧 동굴처럼 어응해진 입 속으로 얼버무린 삶의 뭉텅이가 꿀꺽꿀꺽 들이켜졌습니다. 고독과 비탄과 한숨이 고스란히 소화시킬 수 없는 날 것으로 불행한 시간을 관통해갔습니다.
바수어져버린 열 두개의 어금니, 그만큼이 나의 생애입니다. 당신의 뒤를 바싹 따라 좇지 못한 죄로 내가 받았던 삶의 벌입니다. 마디고 모진, 내 사랑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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