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5 01:49

 

파평윤씨 모자 미라 출토직물에 관한 연구


Ⅰ.서론


1. 연구 필요성 및 목적

본 보고서의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헌자료에 근거하여 파평윤씨가 생존하였던 16세기 견직물의 생산실태 및 직물들의 명칭을 조사하여 출토유물의 종류 및 명칭을 규명한다.

둘째, 직물자료들을 과학적 기기를 사용하여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라 조선 중기 상류층에서 사용되었던 견직물들의 제직 방법을 조사하고, 문직물에 시문된 문양들의 종류, 전개방법, 구성방법 등을 연구하여 파평윤씨 복식에 사용되었던 직물들의 제반 특성을 규명한다.

셋째, 이미 출토된 다른 곳의 유물들과 비교 연구하여 16세기 견직물의 조형적 특성을 밝히고, 습의에 사용된 직물들을 시대별로 비교하여 습의용 직물들의 유형을 조사한다.


2. 연구방법

1)문헌고찰

파평윤씨의 유물들은 대부분이 견직물이므로 묘주의 몰년(1566년)을 전후하여 100년 동안의 견직물 생산실태에 관하여 문헌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먼저 16세기의 <조선왕조실록>과 <악학궤범>에 기록된 직물명칭을 정리하여 당시에 어떠한 직물류가 사용되었는가를 조사하였다. 또한 1560년경의 사대부가에서 착용한 복식의 명칭과 의차가 자세히 기록된 유희춘의 <미암일기> 및 1600년의 왕비의 장례절차를 기록한 <의인왕후빈전도감의궤>의 자료에서는 복식 품목별로 사용된 직물 명칭을 정리하여 이 유물들과 비교하였다.


2)실증적분석

생략




Ⅱ. 문헌을 통한 16세기 직물연구


1. 16세기 직조 수공업

조선 초기 역대 왕들은 고려 말기 몽고 침입 후 쇠퇴 일로의 방직업을 복구하고자 적극적으로 잠업과 면업의 권장정책을 펼쳐 많은 발전.

그러나 직물생산방식은 조선 초기 중앙관서의 관장제 수공업에 의한 견직물 생산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농촌의 민간수공업으로 전개되어 영세한 경영상태를 벗어나지 못함.

후반기로 내려가면서 정부의 경제력 약화로 관장제 수공업이 쇠퇴.

민간 직조수공업으로 발전시켜 국제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여 직물 발전의 기회를 점차 잃게 됨.


조선 후기부터는 관장제 수공업이 붕괴되고 농촌의 민간 수공업에만 의지하다 보니,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하는 고급 직물의 생산은 점차 사라지고 단순한 제직기법의 명주만이 조선의 대표적인 견직물로 남게 됨.


이토록 견직물이 쇠퇴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계속되는 사치금령으로 평민들은 견직물 사용이 불가능하였으며 오직 정부에 공물을 바치기 위하여 견직물을 생산하였기 때문에 생산의욕이 저하되었다.

둘째, 정부차원에서 실용적이고 손쉬운 면업의 발전을 권장하였기 때문에 많은 민간수공업의 노동력이 대부분 면업에 충당되었다.

셋째, 유교적 관념체계의 심화로 장인을 천대하였기 때문에 우수한 노동력을 키우지 못하였다.

넷째,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고급 견직물에 압도되어 경쟁력이 약한 우리의 견직물은 더욱 쇠퇴하였다.


이처럼 조선시대의 견직업은 초기에 비하여 점차 퇴보의 길로 접어드는데 그러한 과정을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는 15세기로 태종부터 연산군대까지.

이 시기에는 중앙정부의 주도 아래 권잠정책을 적극적으로 행하였으며, 관장제 수공업에 의한 견직물 생산에 관심과 노력.

당시 민간수공업 분야에서는 농촌에서 자급자족을 위한 것이거나, 국가에 공물을 바치기 위하여 잠사나 면주를 생산하는 정도.

성종대에 완성된 <경국대전>에 의하면 조선 초기의 상의원 소속의 공장은 모두 597명 이었으며 그 중 직물 생산괴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장인만을 분류하면 모두 264명으로 관청내의 다른 수공업 분야에 비하여 직조수공업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 특히 연산군대에는 상의원 소속의 직조 장인의 기술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임.


2단계는 16세기로 중종 때부터 임진왜란 이전까지.

정부에서 <농상교서>를 반포하여 농민을 계몽하여 잠실을 복구하는 등 잠업진흥정책을 시행.

잠업을 부업으로 하는 사례가 전 농가에 확산되었고, 민간에 의한 양잠이 성행.

그러나 연산군의 실정은 국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였고, 관청에 소속된 모든 수공업장에서는 장인의 급료지불이 체불되므로 관장제도가 서서히 무너지는 계기를 제공.

직조 수공업장도 마찬가지로 관장 중심의 견직업이 쇠퇴하면서 상의원에 소속된 장인들은 사사로이 활동하기 시작.

따라서 중종대에는 실직한 중앙 관청의 직조 장인들을 사대부가에서 개인적으로 고용하여 견직물 생산을 활발하게 할 수 있었음.


3단계는 17세기에서 18세기 중반까지로 임진왜란 이후부터 영조 시대까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역대 왕들은 피폐한 사회에서 고급직물생산을 격려할 여유가 없었으며 오히려 사치성 직물인 견직물보다는 생산이 용이한 면포 생간을 강력히 장려.

특히 영조는 강력한 사치금지 정책을 펼쳐 고급견직물 생산을 엄격히 금지. 그나마 관청에서 소규모로 생산되던 고급 견직물조차 계속되는 문직물 사용금지 법령으로 인하여 쇠퇴하였고, 다음 세대로 기술이 전수되지 못하였음.


4단계는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까지로 정조부터 조선시대 말기까지.

관장제 수공업은 거의 사라지고 민간수공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시기.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1775년에 편찬된 <대전통편>에는 “수공업과 관계되는 많은 관청이 폐지되거나 소속된 장인이 없어지게 되었으며 직물 생산과 관련되는 관청인 내자시, 내점시, 제용감 등의 소속장인이 없어졌는데 <속대전> 편찬 시에도 이미 있었던 사실이나 밝혀 말하지 않았으므로 지금 그대로 두고 고치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관장제 수공업의 약화를 보여줌.

또환 당시의 사회 현상인 상품화폐 경제의 발달과 장시의 발달은 지방 유통경제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직물류는 장시의 중요한 유통품목이었으므로, 직물을 생산하는 일은 단순히 중앙정부에 공물을 공급하는 목적을 떠나서 농가에 이익을 주는 부업으로 발전하였다.

따라서 직물산업은 전업적 상품 생산의 모습을 띠기 시작하여 이들로 구성된 농촌의 가내수공업지역이 새롭게 나타나고 직물생산을 보다 발전 시키고자 노력하는 운동도 전개.

그러나 이러한 운동은 단순한 평견직물인 명주나 면포의 품질과 생산 능률을 올리는데 기여하였을 뿐, 과거의 고급 생산기술은 이미 단절되었기 때문에 고급 사, 라, 능, 단의 생산능률을 올리는 기술과는 연결되지 못하였다.


이상과 같이 조선시대 견직업 발전과정을 4단계로 구분하여 간단히 설명하였는데, 파평윤씨의 출토유물들은 견직물 생산이 활발하였던 2단계에 속한다. 16세기에는 조선시대의 어떤 시기보다도 견직물의 생산이 발달되었음을 다음과 같은 자료를 통하여 입증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중종 9년(1514)에는 “중국 능단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가(自家)에서 사직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며....”

중종 11년(1516) 5월에도 “중국의 백사를 수입하여 각색으로 물들여 능단을 짜는 자가 사대부가에도 있으므로 이를 금지하자”는 논의가 있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부녀자들이 향직필단(鄕織匹段)을 입느라 경가파산(傾家破散)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부녀자들의 향직필단(鄕織匹段)을 금하고 사직(私織)과 능라장의 사매(私賣)를 법을 세워 금지해야 된다”고하였으며, 얼마 후 사직 금지조치가 내려졌다고 기록되었다.


즉 중종 시대에는 중국의 능, 단보다도 좋은 직물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주체는 왕실에 속한 관장이 아니고 사대부가에 소속된 장인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지 잠사의 생산이 양적이나 질적으로 미흡하므로 중국의 백사를 수입하였다고 하니 좋은 실을 생산하는 기술은 부족하였으나 훌륭한 향직필단의 제직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파평윤씨의 출토 유물과 같은 시대인 16세기의 견직물 생산실태는 조선시대의 어떤 시기보다도 민간 수공업 차원에서 품질 좋은 능, 단을 제직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16세기의 제직기술은 정부의 고급 견직물 생산에 대한 계속적인 규제로 인하여 전수되지 못하였고, 견직물은 경쟁력 있는 국가 대표 상품으로 성공하지 못한 채 쇠퇴하였으며, 사, 라, 능, 단과 같은 고가의 견직물들은 관청내의 장인에 의해 왕실의 특수한 필요를 충당할 정도의 소량만이 겨우 생산되어 그 명맥을 이어왔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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